무안을 대표할 수 있는 농게는 붉은발을 가진 농게와 흰발농게이다. 붉은발 농게는 영양식으로 지역민들의 음식문화가 형성되었지만 흰발농게는 작고 맛이 없다는 이유로 먹지 않는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흰발농게의 개체수가 무안연안처럼 많은 곳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생태적으로는 매우 중요하다.
농게와 흰발농게의 한쪽 집게발이 큰 것은 수컷이다. 암컷은 양쪽 모두 작은 집게발을 가지고 있다. 4월과 5월 번식기가 되면 농게의 붉은 색은 더욱 짙어진다. 혼인색을 띤 수컷들은 커다란 집게발을 높이 올리며 남성성을 강조하는 행동을 한다. 이것은 자신의 건강함을 과시하는 행동으로 주변의 암컷들에게 자신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산란시 암컷의 넓은 배딱지 안에 담긴 알들은 사리 때에 맞춰 방출된다.
사리는 보름달과 그믐달이 뜨는 날과 일치하는데 이때 조석의 차이가 가장 커 방출된 알들이 조수를 따라 멀리 흩어질 수 있다. 자신의 자식들이 더 먼 곳으로 이동해 자기와 경쟁하지 않고 새로운 장소에 정착해 안정적으로 자라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것만이 자신의 종을 가장 효과적으로 퍼뜨릴 수 있는 방법이다.
무안갯벌을 대표하는 생물하면 단연 ‘낙지’ 라고 할 수 있다. 무안낙지는 크게 주낙, 가래낙지, 팔낙지, 홰낙지로 구분되어 포획되며, 무안군에는 낙지 잡는 어가만 800여 호로 연간 250여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한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을 보더라도 낙지는 가을이 제철이다. 주낙은 낙지배에서 주낙이라고 하는 어구를 내려 작업하는 방식이며 주낙에 반해 가래낙지와 팔낙지는 간조에 맞춰 갯벌 위를 걸으며 낙지의 숨구멍인 ‘부럿’을 찾아 직접 뻘을 파내서 잡는 방식이다. 가래는 좁다란 낙지잡이 전용 삽을 가리키며, 혼합갯벌에서 낙지를 잡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낙지는 갯벌위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는데 들어간 구멍은 곧 막아두기 때문에 찾기 힘들다. 다만 낙지가 뻘 속에서 수평이동을 한 후 안에서 호흡을 하기 때문에 그 위로 숨구멍이 생기게 된다. 그 구멍은 아주 좁지만 자세히 보면 낙지가 좋아하는 칠게의 사체가 구멍 주위에 흩어져 있다. 고수들은 그 부럿만 봐도 어느 정도의 깊이에 낙지가 숨어 있는지 금방 알아채고 순식간에 낙지를 잡아낸다. ‘팔낙지’는 삽도 필요 없이 낙지를 담는 통만 가져간다. ‘진뻘’에서 주로 작업하며 낙지구멍에 손과 팔을 깊숙이 넣어 잡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홰낙지라고 밧데리를 이용해 밝을 등을 켜 낮은 물에서 움직이는 낙지를 걷는 방식도 있다. 낙지는 전남 여러 곳에서 잡히지만 뻘이 좋은 무안낙지가 부드럽고 찰진맛 때문에 제일로 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