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갯벌의 봄

파가 노균병에 걸리면 잎이 쭈글쭈글해지면서 쭈꾸미 다리처럼 꼬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주민들은 그냥 ‘쭈꾸미병’이라고 불러왔다. 꼬불어지는 양파 잎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농민이 한편으로는 그것에서 쭈꾸미를 연상해 낸 그 기지(機智)는 바다를 끼고, 대규모로 양파를 재배하는 무안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용어라고 생각하니 그 의미가 각별하다. 낙지와 비슷해보이지만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무안에서는 소라방을 바다에 던져두면 야행성인 쭈꾸미가 빈 소라껍질을 집으로 이용해 들어가는 습성을 이용해 쭈꾸미를 잡는 전통방식을 이용한다. 쭈꾸미는 산란기인 4∼5월을 앞두고 3월부터 알을 품기 시작하는데 이때가 부드럽고 맛이 좋다.

푸른하늘아래 드넓게 펼쳐진 갯벌의 모습

도요새는 동아시아 이동 경로상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보내고, 여름은 시베리아 일대에서 번식을 하기 위해 이동을 하는데 그 긴 여행 중 중간기착지로 한반도에 위치한 무안갯벌을 경유한다. 갯벌이 건강해 다양한 먹이생물들을 공급할 수 있어서 도요새의 여행은 가능하며 따라서 다양한 도요류들이 관찰되는 갯벌은 갯벌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함을 반증하는 것이다.갯벌에 나서면 조용한 해안가 곳곳에서 “뿅, 뿅, 뿅 뿅”“삐욧, 삐욧”같은 소리들이 넘쳐난다.

청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소리의 주인공은 무안갯벌을 찾아온 도요새와 물떼새 들이다. 도요새들은 시베리아 일대에서 짧은 여름에 맞춰 번식한 다음 2세들과 함께 다시 남쪽 월동지를 향해 이동한다. 이때도 서해안 갯벌은 중간기착지로 활용된다. 그리고 얼지 않는 땅 남쪽을 향해 날아간다. 그래서 도요새는 ‘가 장 멀리 나는 새’ 노랫말 가사 속에도 남아 있다. 봄가을이면 만조시 무안갯벌 인근에서는 많은 도요새 무리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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